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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 결과 때문에 안과에 오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접수하면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도 비슷합니다.

    "검진에서 눈에 이상이 있다고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

    결과를 보면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 녹내장 의심, 시신경유두 이상, 망막 이상, 황반 이상처럼 평소에는 잘 접하지 않는 말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눈이 불편해서 검사를 받은 것도 아닌데 건강검진에서 갑자기 '이상 소견'이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부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외래에서 이런 분들을 안내하다 보면 추가로 확인한 뒤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만 보고 괜찮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눈 상태를 확인해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건강검진에서 눈 이상 소견이 나왔을 때 괜찮은 건지,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는 어떤 의미인지, 망막·황반 이상은 무엇인지, 안과에 가면 어떤 검사를 하게 되는지 실제 외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이 글은 안과 외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의학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만으로 특정 질환을 진단할 수 없으며, 필요한 검사는 개인의 검진 결과와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 눈 이상 소견, 괜찮은 걸까요?

     

    결과지에 '이상', '의심', '정밀검사 필요' 같은 표현이 있으면 이미 눈에 질환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다는 것과 실제 안과 질환으로 진단받았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건강검진은 현재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이상을 찾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검진에서 이상이 의심됐다면 안과에서 실제 눈 상태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희 외래에서도 결과지만 보고 바로 질환이 있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는지 확인한 뒤 필요한 검사를 하고, 의료진이 실제 눈 상태와 검사 결과를 함께 보게 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의 '이상 소견'은 질환이 확정됐다는 의미보다는, 안과에서 한 번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 녹내장이라는 뜻일까요?

     

    건강검진 결과에서 제가 자주 보는 표현 중 하나가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입니다. 처음 보는 용어라 무슨 뜻인지 검색해 보셨다가 녹내장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 걱정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신경유두는 망막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모여 나가는 부분입니다. 그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분을 함몰이라고 하는데, 시신경유두 전체 크기와 비교해 이 함몰이 차지하는 비율을 시신경유두함몰비라고 합니다.

     

    녹내장이 진행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면 이 함몰이 커지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을 확인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시신경유두함몰비가 크다고 해서 바로 녹내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원래 시신경유두의 크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고, 녹내장은 안압뿐 아니라 시신경 상태와 망막신경섬유층, 시야검사 결과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근시가 심한 눈에서는 시신경유두의 모양 자체가 달라 보일 수 있어, 시신경을 평가할 때 이런 특성도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직장 건강검진 후 녹내장이 의심돼 안과로 의뢰된 147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녹내장을 의심하게 된 가장 흔한 이유가 유두함몰비 증가였습니다. 147명 중 111명, 75.5%가 이에 해당했습니다. 따라서 결과지에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라고 적혀 있더라도 그 한 가지 결과만으로 녹내장을 확정하기보다는 안과에서 추가 검사를 통해 실제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망막·황반 이상 소견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건강검진 결과에는 시신경이나 녹내장과 관련된 내용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외래에서 결과를 확인하다 보면 망막 이상, 황반 이상과 같은 소견을 받고 오시는 분들도 자주 있습니다. 망막은 눈 안쪽 뒤편에 위치해 들어온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이고, 황반은 그중에서도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입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망막이나 황반에 평소와 다른 모습이 관찰되면 안과에서 다시 확인하도록 권유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도 결과지에 '망막 이상'이나 '황반 이상'이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특정 망막질환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안과에서는 검진 결과를 참고해 실제 안저 상태를 살펴보고, 필요에 따라 안저촬영이나 OCT 등을 통해 망막과 황반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OCT는 망막의 단면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망막의 여러 층과 황반 부위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 활용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OCT를 망막과 시신경 등의 구조를 고해상도 이미지로 확인하는 장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희 외래에서도 결과지에 적힌 한 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어느 부위에서 어떤 이상이 의심됐는지 확인하고 실제 검사 결과와 함께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실제로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을까요?

     

    건강검진 결과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결국 이것입니다.

    "그래서 저 정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제가 외래에서 건강검진 눈 이상 소견으로 오시는 분들을 안내해 보면, 추가로 확인한 뒤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내 연구에서 직장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돼 안과로 의뢰된 147명 가운데 최종적으로 녹내장으로 진단된 경우는 26명, 17.7%였습니다. 여기에 녹내장의증 10명과 고안압증 4명을 포함하면 모두 40명, 27.2%가 녹내장·녹내장의증·고안압증으로 분류됐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모든 건강검진 눈 이상 소견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직장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돼 의뢰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 수치를 모든 건강검진 눈 이상 소견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검진에서 녹내장이 의심됐다고 해서 실제 녹내장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과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가지고 안과에 가면 어떤 검사를 할까요?

     

    건강검진에서 눈 이상 소견을 받고 처음 안과에 오시면 또 어떤 검사를 해야 하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외래에서는 먼저 건강검진에서 어떤 이상 소견이 나왔는지 확인합니다. 결과지를 가지고 오셨다면 내용을 확인한 뒤 스캔해서 진료기록에 남기고, 의료진이 진료할 때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저희 외래에서는 건강검진 결과가 병원 시스템에 연동되어 확인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종이 결과지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꼭 다시 발급받아 오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므로 방문할 안과에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에는 검진 소견과 눈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진행합니다. 저희 외래에서는 건강검진 이상 소견으로 오신 분들에게 안압을 확인하고 안저촬영이나 OCT 등의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저촬영은 망막과 시신경 등 눈 안쪽의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하는 검사이고, OCT는 망막이나 시신경 주변의 구조를 단면으로 자세히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두 검사의 차이가 궁금하시다면 앞서 작성한 「안저촬영과 OCT 검사, 왜 하고 무엇이 다를까? 산동·비용까지」 글에서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녹내장 의심 소견이 나왔다고 해서 처음부터 모든 분에게 시야검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외래에서는 먼저 필요한 검사와 진료를 진행한 뒤, 의료진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야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을 의심하게 되는 소견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 시신경유두출혈, 신경섬유층 결손, 양안 시신경 비대칭, 고안압 등의 소견이 있으면 정밀 녹내장 검사를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녹내장 의심'이라고 적혀 있더라도 어떤 소견이 확인됐는지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검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한 문장이 아니라, 그 소견을 실제 안과 검사와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마무리

     

    건강검진 결과에서 갑자기 '시신경유두함몰비 증가', '녹내장 의심', '망막 이상', '황반 이상' 같은 말을 보면 걱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외래에서도 "검진에서 눈에 이상이 있다고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검진 결과만 보고 괜찮다고 판단하는 것과, 안과에서 필요한 검사를 받은 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녹내장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잘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검진 결과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검진에서 안과 진료나 추가 검사를 권유받았다면 너무 걱정만 하기보다는 안과에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결과지가 있다면 가지고 가시면 되고, 가져오지 못했더라도 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지는 병원마다 다르므로 방문 전에 문의해 보시면 됩니다. 저는 건강검진의 눈 이상 소견을 '질환이 있다는 확정 결과'라기보다 '한 번 더 확인해 보라는 신호'로 이해하시면 조금 덜 불안하실 것 같습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 간호사로 근무하며 건강검진 결과로 내원하시는 분들의 결과 확인과 검사 안내, 진료 과정의 안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서울아산병원 안과 「녹내장」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안과의 특수검사」
    • 정윤석·김정목·손용호. 「직장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으로 의심된 환자의 진단 결과」. 대한안과학회지. 2006;47(9):1444-1448.

    ※ 건강검진에서 확인된 이상 소견만으로 특정 눈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필요한 검사와 진료는 검진 결과와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안과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