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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에서 접수를 받다 보면 "처음에는 한쪽 눈만 빨개서 피곤한 줄 알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며칠 뒤 반대쪽 눈까지 충혈되거나 눈물과 눈곱,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심해져서야 내원하시기도 합니다. 흔히 '유행성 결막염'이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아데노바이러스 눈병은 의학적으로 유행각결막염이라고 합니다. 결막뿐 아니라 각막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지, 초기에는 어떤 증상으로 시작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유행성 결막염 원인은 무엇일까요?
유행각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가 결막과 각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전염성 질환입니다. 다만 모든 결막염이 감염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알레르기나 외부 자극으로도 결막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눈물이 나 눈 분비물이 묻은 손, 수건, 세면도구, 침구 등을 통해 전파됩니다. 여러 사람이 만진 물건을 손으로 만진 뒤 눈을 비비는 과정에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두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피곤해서 눈병이 생긴 것 같아요" — 피로 자체가 유행성 결막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피로할 때 나타나는 충혈과 바이러스 감염 초기의 충혈이 겉으로 비슷해 구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물놀이 다녀온 뒤에 생겼어요" — 수영장 물만이 원인은 아닙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수건을 함께 쓰는 과정에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감염 직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어서, 증상이 생기기 직전의 활동만으로 감염 장소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잠복기와 전염기간은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계절과 관계없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름에는 물놀이와 야외활동이 늘어 여러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므로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행성 결막염 초기에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처음에는 한쪽 눈에서 증상이 시작됐다가 며칠 뒤 반대쪽 눈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쪽에 동시에 생기거나, 한쪽이 유난히 심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흰자가 붉어짐
- 모래알이나 속눈썹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
- 평소보다 눈물이 자주 흐름
- 약한 따가움
이 시기에는 반대쪽 눈이 아직 멀쩡해서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유행성 결막염 증상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늘어납니다.
- 반대쪽 눈에도 증상이 생김
- 충혈이 더 뚜렷해짐
- 눈곱과 분비물이 늘어 아침에 눈꺼풀이 달라붙음
- 눈꺼풀이 부어 눈뜨기가 무거움
- 눈부심이 심해짐
- 각막까지 염증이 생기면 시야가 흐려짐
일부에서는 귀 앞쪽 림프절이 붓거나 눌렀을 때 아플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 원인을 구분할 때 참고하는 소견 중 하나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결막에 하얀 막처럼 보이는 위막이나 출혈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서는 특히 어린이에게 발열이나 인후통, 콧물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시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눈곱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세균성 결막염인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에서도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어 눈곱의 색이나 양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한쪽 눈 충혈만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요?
"한쪽 눈만 빨간데도 유행성 결막염일 수 있나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다만 한쪽 눈이 빨갛다는 사실만으로 유행성 결막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안구건조증과 알레르기 결막염, 세균성 결막염, 각막의 작은 상처 등으로도 충혈과 이물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런 양상이라면 |
생각해 볼 점 |
|---|---|
| 한쪽에서 시작된 충혈과 맑은 눈물 | 바이러스성 결막염 가능성 |
| 양쪽 눈의 심한 가려움 | 알레르기성 결막염 가능성 |
| 끈적한 분비물과 눈꺼풀 달라붙음 | 세균성 결막염 등 감별 필요 |
| 심한 통증·눈부심·시야 흐림 | 각막 침범이나 다른 질환 확인 필요 |
그래서 초기에는 충혈의 정도만 볼 것이 아니라 어느 눈에서 언제 시작됐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증상이 추가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외래에서는 충혈이 시작된 날짜와 어느 눈에서 먼저 나타났는지를 자세히 여쭤봅니다. 유행성 결막염이 의심되면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줄이도록 검사 순서를 조정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증상의 시작 시점과 진행 과정을 반복해서 묻는 데에는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전파 가능성을 줄이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안약을 넣어도 바로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안약을 하루 사용했는데도 충혈이 그대로이거나 더 심해졌다며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아데노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특이 항바이러스 안약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몸의 면역반응을 통해 서서히 호전되며, 치료는 불편한 증상을 줄이고 각막 침범이나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유행각결막염은 안약을 한두 번 넣는다고 바로 가라앉지 않으며, 증상이 시작된 뒤 며칠간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잠복기가 남아 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염증이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대개 2~3주에 걸쳐 서서히 좋아지지만 각막까지 염증이 생긴 경우 눈부심이나 흐릿한 시야가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처방받는 안약의 종류는 결막과 각막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유행각결막염 자체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항생제 안약으로 바이러스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진료에서 세균성 결막염이 함께 의심되는 경우에는 항생제 안약을 사용할 수 있고, 각막 염증이나 위막 등으로 증상이 심한 일부 환자에게는 의료진의 판단 아래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안약은 안압 상승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해진 기간과 횟수를 지켜야 합니다. 따라서 임의로 안약을 바꾸거나 중단하기보다 처방받은 방법대로 사용하면서 안내받은 시기에 경과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받으세요
-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 눈부심이 심해지는 경우
-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
- 눈꺼풀이 심하게 붓는 경우
-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 콘택트렌즈 착용 중 충혈과 통증이 생긴 경우
결막염과 비슷해 보여도 심한 통증이나 눈부심, 흐릿한 시야는 각막 침범이나 다른 안과질환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던 중 충혈이 생겼다면 렌즈 사용을 중단하고 각막 상태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유행성 결막염은 한쪽 눈의 충혈과 이물감처럼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눈물과 눈곱, 눈꺼풀 부종이 늘고 반대쪽 눈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 눈이 빨갛다는 이유만으로 유행성 결막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이나 눈부심, 시야 흐림이 생겼다면 단순한 눈병으로 기다리지 마시고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염성이 강한 질환이므로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비비지 않으며,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가족과 따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잠복기와 전염기간은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외래에서 환자분들을 안내하면서 느낀 것은 안약을 빨리 시작하는 것만큼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주변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에서 충혈과 눈곱, 이물감으로 내원한 환자의 접수와 검사 안내, 진료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행성 결막염 환자분들이 증상의 시작 시점과 전염 여부에 대해 자주 묻는 내용을 국내외 의학 자료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대한안과학회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National Eye Institute
※ 유행성 결막염과 다른 결막염·각막질환은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통증이나 눈부심이 심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콘택트렌즈 착용 중 충혈과 통증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