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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은 한 번 만들어놓으면 먹기 편하지만, 막상 만들려고 하면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 번거로운 부분은 김을 펴고 돌돌 마는 과정보다 그 전에 있었습니다. 계란은 계란대로 부치고, 당근은 볶고, 햄도 익혀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를 하나씩 늘어놓고 나서야 비로소 김밥을 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밥 속재료를 각각 완성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봤습니다.

     

    당근은 따로 볶지 않고 계란물에 바로 섞었습니다. 베이컨도 별도로 굽지 않고 부치고 있는 계란 위에 올렸습니다. 대파부터 당근, 계란, 베이컨까지 한 팬 안에서 하나의 넓은 지단으로 만들고, 완성된 지단을 반으로 나눠 김밥 두 줄에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프라이팬 하나로 만드는 원팬 김밥이라는 점이 간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 과정을 다시 생각해보니 팬을 하나만 사용했다는 것보다 더 크게 줄어든 것이 있었습니다. 김밥 속재료마다 하나씩 붙어 있던 따로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계란 2개와 베이컨 2줄로 만든 김밥 2줄

     

    제가 이날 사용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 김밥 김
    • 밥
    • 계란 2개
    • 베이컨 2줄
    • 당근
    • 대파
    • 단무지
    • 식용유
    • 소금
    • 참기름
    • 통깨

    계량이 필요한 부분은 밥숟가락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이날 계란은 2개, 베이컨은 2줄을 사용했고 실제 완성한 김밥도 2줄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다음에도 기억해두고 싶은 것은 단순히 계란 2개 = 김밥 2줄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김밥 한 줄씩 속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계란 2개와 베이컨 2줄을 한 팬에서 한 번에 익히고, 완성된 지단을 반으로 나눠 각각 한 줄의 속으로 사용했습니다. 저는 다음에도 두 줄을 만든다면 한 줄에 계란이 몇 개인가부터 생각하기보다 두 줄에 들어갈 속을 한 번에 만들 수 있는가부터 생각할 것 같습니다.

     

    따로 볶지 않고 계란에 넣은 당근

     

    당근은 채칼을 이용해 얇게 채 썰었습니다. 평소 김밥 속으로 당근을 준비한다면 당근 자체를 하나의 속재료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근을 따로 볶지 않았습니다. 계란 2개를 풀고 채 썬 당근을 그대로 넣어 함께 섞었습니다. 그러면서 당근은 따로 볶아야 하는 김밥 속 하나가 아니라 계란을 부칠 때 함께 익는 재료가 됐습니다. 실제로 제가 한 행동은 당근을 계란물에 넣은 것뿐이지만, 다음에 같은 방식으로 김밥을 만든다면 이 선택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습니다.

     

    당근을 따로 볶았다면 볶고, 덜어놓고, 나중에 다시 김 위에 올려야 합니다. 이번에는 그 과정 자체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경험하고 나니 다음에 간단한 김밥을 만들 때도 이 채소를 반드시 별도의 속재료로 완성해야 할까를 먼저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모든 김밥 재료를 각각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다른 재료와 함께 익혀도 되는 것은 처음부터 합치는 방식입니다.

    당근을 계란에 넣은 것이 이번에는 그 역할을 했습니다.

    베이컨도 따로 굽지 않은 이유

     

    팬에 식용유를 두른 뒤 잘게 썬 대파부터 약불에서 볶았습니다. 대파 향이 올라오면 당근을 섞어둔 계란물을 부어 얇고 넓게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베이컨 2줄을 올렸습니다. 베이컨 역시 따로 팬에 구워 접시에 덜어둔 뒤 김밥 속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계란과 같은 팬에서 함께 익혔습니다.

     

    이렇게 보면 당근과 베이컨은 서로 다른 재료지만 제가 준비 과정을 줄인 방법은 같습니다. 당근은 계란물 안으로 넣었고, 베이컨은 계란 위로 올렸습니다. 두 재료 모두 따로 조리한 뒤 마지막에 다시 모으지 않았습니다. 팬을 하나만 쓰더라도 재료를 차례로 익혀 매번 덜어놓는다면 준비 과정은 여전히 여러 번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파를 볶던 팬에 계란과 당근이 들어가고, 그 위에 베이컨까지 올라가면서 조리 순서 자체가 끊기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다시 만든다면 저도 몇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가보다 그 재료를 몇 번 따로 조리해야 하는가를 먼저 볼 것 같습니다.

    한 번 부쳐 두 줄로 나눈 지단

     

    계란 끝부분이 조금 단단해질 정도로 익으면 전체를 뒤집었습니다. 저는 팬 안에서 그대로 한 번 뒤집었습니다. 넓은 지단을 한꺼번에 뒤집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접시나 뚜껑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가 두 방법을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쉽다고 말하기보다, 다음에도 저는 원팬이라는 형식 자체보다 지단을 한 장으로 유지하는 것을 우선할 것 같습니다.

     

    앞뒤로 익힌 지단은 베이컨을 기준으로 반으로 잘랐습니다. 그러면 계란 2개와 베이컨 2줄로 한 번에 만들었던 속이 김밥 두 줄에 들어갈 두 조각으로 나뉩니다. 여기에서 이번 김밥의 방식이 가장 분명해졌습니다. 김밥 두 줄을 만든다고 조리 과정까지 두 번 반복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한 줄씩 완성하려고 생각했다면 같은 과정을 두 번 해야 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줄을 만들 것이라는 결과를 먼저 두고, 그 두 줄에 들어갈 속을 한 번에 만든 뒤 마지막에 나눴습니다. 실제로 더 많은 양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몇 줄까지 가능하다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에 양을 늘린다면 제가 사용하는 팬에서 한 번에 어느 정도 크기의 지단을 만들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 볼 것 같습니다. 이건 이번에 두 줄 분량을 한 번에 만들어본 경험에서 생긴 다음 조리 기준입니다.

    김 위에서 다시 조립하지 않았던 속재료

     

    밥에는 소금과 참기름, 통깨를 넣어 밑간한 뒤 김 위에 얇게 펼쳤습니다. 그리고 반으로 잘라둔 지단 한 조각과 단무지를 올렸습니다.

    여기에서 처음에 줄였던 준비 과정이 한 번 더 영향을 줬습니다. 당근과 베이컨을 각각 따로 준비했다면 김 위에서도 계란, 당근, 베이컨의 위치를 하나씩 잡아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근과 베이컨이 이미 지단 안에 함께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 위에서는 여러 재료를 다시 조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지단 하나를 올리고 단무지 하나를 더하면 됐습니다. 저에게는 이 부분이 중요했습니다. 재료를 한 팬에서 같이 익힌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앞에서 합쳐놓은 방식이 김밥을 조립하는 단계까지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조리할 때 한 번 편하고 끝나는 방법이 아니라 다음 과정도 함께 줄어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김밥을 간단하게 만들고 싶을 때는 앞 단계에서 재료를 합쳐두면 뒤 단계에서 무엇이 줄어드는가까지 같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한 덩어리라 달라졌던 김밥 말기

     

    지단과 단무지를 올린 뒤 김밥을 말았습니다. 이때도 앞에서 만들어둔 형태가 그대로 도움이 됐습니다. 당근, 계란, 베이컨이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지단 하나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속재료가 따로 놓여 있을 때보다 흐트러지지 않고 말기 편했습니다.

     

    실제로 만들어보니 한 팬에서 재료를 하나로 합친 결과가 팬을 떠난 뒤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조리할 때는 따로 볶고 굽는 과정이 줄었습니다. 김 위에서는 여러 재료를 하나씩 배치하는 과정이 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밥을 말 때는 속재료가 하나의 지단으로 움직였습니다. 결국 한 번의 선택이 조리 한 단계만 바꾼 것이 아니라 그 뒤의 과정까지 연결된 셈입니다.

    재료를 줄이지 않고 과정을 줄인 방법

     

    이번 김밥에는 계란도 들어갔고, 당근도 들어갔고, 대파와 베이컨, 단무지도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재료의 종류를 하나씩 줄인 김밥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줄인 것은 재료의 종류가 아니라 각각의 재료를 따로 준비하는 횟수였습니다. 당근은 계란물에 섞었습니다. 베이컨은 계란 위에 올려 같은 팬에서 익혔습니다. 계란 2개와 베이컨 2줄은 한 번에 부친 뒤 반으로 나눠 김밥 2줄에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에 김밥을 썰 때는 이전에 김밥을 만들면서 사용하기 편했던 빵칼을 다시 꺼냈습니다. 이것 역시 매번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 실제로 편했던 방법은 다음 요리에서도 다시 가져간 경우였습니다. 이번에 제가 가장 크게 남기고 싶은 기준은 이것입니다. 간단하게 만들고 싶다고 해서 반드시 재료부터 줄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재료는 그대로 두고도 따로 볶기, 따로 굽기, 하나씩 배치하기처럼 반복되는 준비 방법을 서로 합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다른 김밥을 만들 때도 저는 먼저 재료를 뺄 생각부터 하기보다 이렇게 볼 것 같습니다.

     

    • 어떤 재료끼리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는가
    • 한 번 준비한 것이 다음 단계까지 편하게 이어지는가
    • 같은 조리를 김밥 줄 수만큼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가

    이번 원팬 김밥에서는 그 답이 당근을 넣은 계란과 베이컨을 하나의 지단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팬 하나를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여러 개였던 김밥 속 준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합쳐본 경험이 다음에도 가져갈 수 있는 더 큰 기준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