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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에서 전화를 받다 보면 아주 어린 아기 때문에 문의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물어보시는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어린 아기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계시냐는 것입니다. 아이가 너무 어리다 보니 병원에 데려가도 되는지부터 조심스러우신 겁니다.
그러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아기가 저를 쳐다볼 때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것 같아요."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은데 괜찮은 건가요?"
주로 태어난 지 두세 달 안쪽 아기들입니다. 오늘은 아기 눈이 몰려 보이는 이유와, 언제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시처럼 보이지만 사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 눈이 몰려 보이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얼굴 생김새 때문입니다
아기들은 아직 콧대가 낮습니다. 그래서 눈 안쪽 구석의 피부가 넓게 자리 잡고 있는데, 이 피부가 눈 안쪽 흰자위를 가립니다. 그러면 바깥쪽 흰자위는 잘 보이고 안쪽 흰자위는 가려지니까, 검은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려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실제로는 두 눈이 정면을 잘 보고 있는데도요.
이런 상태를 가성사시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눈이 돌아간 사시는 아니기 때문에 가성사시 자체를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콧대가 발달하고 얼굴 형태가 변하면 눈이 몰려 보이던 모습도 점차 덜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두 눈을 함께 쓰는 기능이 발달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생후 초기에는 두 눈을 함께 사용하는 기능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어, 눈이 일시적으로 몰려 보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생후 첫 몇 달 동안 가끔씩 나타나는 눈 몰림은 반드시 지속적인 사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두세 달 된 아기의 눈이 가끔 몰려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사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사시인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주 어린 시기부터 실제로 눈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영아내사시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검은 눈동자가 안쪽으로 상당히 많이 돌아가 있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가끔 몰려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에 눈에 띄게 돌아가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눈이 돌아가는 정도나 빈도만으로 보호자가 영아내사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아내사시는 시기능 발달을 위해 치료가 필요하며, 상태에 따라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시와 관련해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조절내사시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한 굴절검사를 거쳐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가성사시인지 실제 사시인지는 집에서 눈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두 가지가 혼동되기 쉽고, 겉으로는 몰려 보이지 않는데 사시가 숨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기 사시 검사는 언제 받아야 할까요?
- 한쪽 또는 양쪽 눈이 계속 안쪽으로 돌아가 있는 경우
- 가끔이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에 눈이 몰려 보이는 경우
- 생후 4개월이 지났는데도 눈 몰림이 반복해서 보이는 경우
- 한쪽 눈을 유독 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 생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사람이나 물체를 잘 따라보지 못하는 경우
특히 눈이 항상 몰려 있는 모습은 나이에 관계없이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기는 검사를 어떻게 하나요
보호자분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이 이겁니다. 아기가 말을 못 하는데 검사가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생후 몇 개월이 지나야 사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어린 아기도 눈의 정렬 상태와 움직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법이 다릅니다. 두세 달 된 아기는 성인이나 큰 아이처럼 검사실에서 시력표를 보고 검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외래에서도 아주 어린 아기가 오시면 일반적인 검사 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보다, 접수 후 바로 진료실로 안내해 드립니다.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아기 눈의 정렬과 움직임 등을 연령에 맞는 방법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확인 결과 지켜봐도 되는 상태라면, 몇 개월 뒤에 다시 오시거나 발달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후에 확인하자고 안내받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시를 미리 예방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을 때 제때 확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저도 아이를 낳고 비슷한 걱정을 했습니다. 아이가 누워서 모빌을 볼 때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것 같았고, 사진을 찍어 보면 초점이 이상해 보였습니다. 혹시 사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래서 전화로 문의하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됩니다. 아기는 말을 못 하니 부모가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작은 것도 크게 느껴집니다.
확인을 받으시더라도 아기라서 검사에 협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가성사시나 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보였던 눈 몰림은 성장하면서 덜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유아 검진에서도 아이의 시각 발달 상태를 확인할 기회가 있습니다.
다만 눈이 계속 몰려 보이거나 앞에서 말씀드린 변화가 보인다면, 정해진 검진 시기까지 기다리기보다 안과에서 먼저 확인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미루지 마시고 한번 확인받아 보시돼,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 간호사로 근무하며 환자 상담과 접수, 검사 안내와 진료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미국소아안과사시학회(AAPOS) 「Pseudostrabismus」, 「Infantile Esotropia」 · 미국안과학회(AAO) 「Esotropia and Exotropia Preferred Practice Pattern」
※ 아기마다 눈의 상태와 발달 과정이 다릅니다. 이 글의 내용으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