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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안과에 오신 보호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TV도 잘 보고 핸드폰도 잘 보는데요?"
"아직 글자를 몰라서 검사가 될까요?"
아이의 시력은 태어날 때부터 완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간을 두고 발달하며, 그 시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오늘은 소아 시력검사를 언제부터 받아야 하는지, 글자를 모르는 아이는 어떻게 검사하는지, 검사가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아 시력검사 시기, 몇 살부터 받아야 할까요?
아이의 시력은 태어난 직후에는 매우 낮은 상태에서 시작해 점차 발달합니다. 만 1세 무렵과 만 3세 무렵을 거치며 조금씩 좋아지고, 성인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대개 만 6~7세경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력이 발달할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 시력발달의 속도가 크게 느려집니다. 그래서 시력검사는 아이가 불편을 호소할 때가 아니라, 발달 시기에 맞춰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기 |
주로 확인하는 것 |
|---|---|
| 생후 초기 | 선천 백내장, 각막 이상 등 구조적 문제 |
| 만 1세 전후 | 사시 여부, 눈의 발달 상태 |
| 만 3세 전후 | 시력 측정, 굴절이상과 약시 확인 |
| 취학 전 | 안경 필요 여부 등 |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눈에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더 이른 시기에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잘 본다고 하면 검사가 필요 없을까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이는 눈이 불편해도 스스로 알아채거나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쪽 눈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반대쪽 눈으로 보는 데 적응해서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TV를 잘 보고 책도 잘 읽는다고 해서 두 눈 모두 잘 보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까운 거리는 잘 보면서도 굴절이상이나 시력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력이 덜 발달한 상태를 약시라고 하는데, 약시는 대개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약시는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성공률이 높고, 시기가 늦어질수록 크게 떨어집니다. 아이가 불편을 말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기에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듣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는 아무 문제없어 보였는데요"라고 하시면서요. 집에서 아이가 한쪽 눈만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채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아이는 잘 보이는 쪽 눈으로 자연스럽게 적응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를 받으시면 미루지 마시고 안과에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 시력검사,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나요?
아이의 나이와 협조 정도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시력을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나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빛에 대한 반응, 물체를 따라보는지, 한쪽 눈을 가렸을 때 반응이 다른지, 눈의 위치가 바른 지 등입니다. 시력 측정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시력표를 사용하고, 굴절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와 눈 안쪽을 살펴보는 검사를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글자나 숫자를 몰라도 검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숫자나 한글 대신 그림으로 된 시력표를 사용합니다. 나비나 자동차, 집처럼 아이들이 아는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그림의 이름을 말할 수 있으면 시력 측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대개 만 3세 전후부터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는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거나 같은 그림을 짚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거나 검사에 협조하기 어렵더라도, 시력 숫자를 얻지 못할 뿐 눈의 발달 상태나 사시, 굴절이상 여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당일 아이가 피곤하거나 낯선 환경 때문에 협조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의 상태에 맞게 검사 방법을 바꾸거나 필요한 검사를 나누어 진행하기도 합니다.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기계 앞에 앉는 것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억지로 진행하기보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도하거나, 보호자가 옆에서 함께 있어 주시면 훨씬 수월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아 시력검사에서 보호자분들이 가장 당황하시는 부분입니다. 아이들은 눈의 조절력이 강해서, 그냥 검사하면 실제 굴절 상태보다 다르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의 조절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안약을 넣고 검사하는 조절마비 굴절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약을 넣은 뒤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여러 차례 나누어 점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안약을 넣기 전에 소요 시간을 미리 안내드리는 편입니다. 아이와 함께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걸려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정이 촉박해 당일 진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검사가 가능한 날로 다시 예약을 잡아 진행하기도 합니다. 검사를 미루기보다 여유 있는 날짜를 다시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검사 후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눈부심
-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임
- 동공이 커져 보임
그래서 검사 후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오늘 유치원 가도 되나요?"
"학교 수업은 괜찮을까요?"
"핸드폰 봐도 되나요?"
"언제까지 눈부셔요?"
가까운 글씨를 보기 어려울 수 있어 수업이나 숙제에 불편할 수 있고, 눈부심 때문에 야외 활동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일정에 여유가 있는 날로 예약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런 모습이 보이면 검사를 미루지 마세요
- 눈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몰리는 것 같은 경우
-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보는 경우
- 사물을 볼 때 눈을 자주 찡그리는 경우
- TV나 책을 지나치게 가까이에서 보는 경우
- 유난히 눈부셔하는 경우
- 자주 넘어지거나 물건에 부딪히는 경우
- 한쪽 눈을 가렸을 때 유독 싫어하는 경우
특히 마지막 항목은 한쪽 눈의 시력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반응입니다.
마무리
아이의 시력은 정해진 시기 동안 발달합니다. 그래서 소아 시력검사는 불편을 느낄 때 받는 검사가 아니라, 발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시기에 맞춰 확인하는 검사에 가깝습니다. 외래에서 보면 아이가 검사를 무서워하거나 협조하지 않아 미안해하시는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긴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런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들으셨거나 아이의 눈이 신경 쓰이신다면, 지금 상태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에서 환자 상담과 검사 안내, 진료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실제 소아 시력검사를 진행하면서 보호자분들이 자주 묻는 내용을 국내외 의학 자료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참고자료: 대한안과학회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 소아 시력검사의 시기와 방법, 조절마비 굴절검사 시행 여부는 아이의 나이와 상태, 의료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눈의 위치나 보는 모습에 이상이 의심되면 검진 시기와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