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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를 만든다고 하면 가장 먼저 면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파스타 면을 삶지 않았습니다. 대신 새송이버섯을 길고 얇게 채 썰어 면처럼 사용했습니다. 지난번에는 같은 새송이버섯을 두툼하게 잘라 칼집을 내고 구웠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르게 손질했습니다. 통통한 가운데 부분만 남긴 뒤 채칼로 얇고 길게 썰었습니다. 그리고 들기름에 가볍게 볶은 뒤 우유와 체더치즈, 들깨가루를 넣어 꾸덕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완성된 모습을 봤을 때는 버섯이 어디 있는지 얼핏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먹어보니 느낌은 또 달랐습니다. 얇게 썰었는데도 씹을 때는 야들야들하면서 오독오독한 새송이버섯의 존재감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파스타 면 대신 새송이버섯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은 아닙니다. 버섯을 면처럼 보이게 손질해도 먹을 때 버섯의 식감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차이를 살리면서 소스를 어느 정도까지 넣고 졸였는지가 다음에 다시 만들 때 가져가고 싶은 기준이 됐습니다.

면 자리를 대신한 새송이버섯 2개
제가 이날 사용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 새송이버섯 2개
- 슬라이스 체더치즈 2장
- 우유
- 들깨가루 1숟가락
- 소금 조금
- 들기름
- 후추
모든 계량은 밥숟가락 기준입니다. 소금은 당시 약 1/4숟가락 정도 사용했습니다. 새송이버섯은 2개를 준비했고, 이 양으로 실제 1인분을 만들었습니다. 지난번 새송이버섯을 두툼하게 구워 덮밥으로 먹었을 때는 한 봉지를 전부 사용한 것이 다시 만들기 쉬운 기준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새송이버섯을 그대로 볶아 먹는 것이 아니라 버섯 자체가 면의 자리를 대신하는 요리였기 때문에, 저에게는 새송이버섯 2개가 실제 만들어 먹었던 1인분이라는 기준으로 더 직접적으로 남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우유의 양을 먼저 정하기보다 버섯을 몇 개 사용할 것인지부터 정할 것 같습니다. 소스 안에 버섯을 조금 넣는 요리가 아니라 버섯 자체가 한 그릇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가운데 통통한 부분만 남긴 버섯
새송이버섯은 씻은 뒤 위와 아래를 잘라냈습니다. 가운데 통통하고 비교적 반듯한 부분을 파스타 면처럼 사용할 부분으로 남겼습니다. 윗부분은 버리지 않고 밀폐용기에 보관해 찌개에 사용하려고 따로 두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모양을 예쁘게 만드는 손질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요리는 새송이버섯을 얇고 길게 채 써는 것이 시작이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을 면처럼 썰기 쉬운 형태로 남길 것인가가 먼저였습니다.
새송이버섯 하나를 전부 억지로 같은 모양으로 만들기보다, 가운데 부분은 이번 파스타에 사용하고 다른 모양의 부분은 다른 요리에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음에도 같은 요리를 만든다면 저는 버섯을 자르고 남는 부분을 버리는 자투리로 보기보다 처음부터 다른 요리에 사용할 부분으로 분리해 둘 것 같습니다.
버섯 2개를 준비한다는 것은 버섯 전체를 전부 면 모양으로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은 파스타용으로 손질하고 남은 부분은 따로 활용하는 방식까지 포함해서 기억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채칼로 만든 새송이버섯 면
가운데 부분은 슬라이스 채칼을 사용해 얇고 길게 썰었습니다. 칼로 굵게 채 써는 것이 아니라 채칼을 사용했기 때문에 버섯이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모양이 됐습니다. 이날 제가 버섯 파스타라고 느낄 수 있었던 출발점은 소스보다 이 손질이었습니다. 파스타 면을 따로 넣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송이버섯이 짧고 두껍게 잘렸다면 제가 만들었던 것과는 모양부터 달라졌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칼로 썬 버섯과 채칼로 썬 버섯을 동시에 조리해 비교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채칼을 사용해야 같은 식감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실제로 만족했던 결과는 통통한 가운데 부분을 채칼로 얇고 길게 썰어 만들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만들 때도 저는 새송이버섯 2개를 준비하는 것만큼 채칼을 함께 꺼내두는 것을 조리 준비의 일부로 생각할 것 같습니다.
손질을 마치고 나서는 이 단계까지 전날 미리 해두면 다음 날 훨씬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전날 손질해두고 다음 날 만들어본 적은 없기 때문에 몇 분이 줄어든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침에 다시 만든다면 제가 가장 먼저 미리 해둘 후보는 버섯을 면 모양으로 만드는 손질입니다. 이후 조리는 팬에서 이어지지만 채칼을 꺼내 버섯을 손질하는 과정은 그전에 끝내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불에서 약 1분 볶은 버섯
팬에는 들기름을 조금 두르고 채 썬 새송이버섯을 넣었습니다. 불은 약불로 유지했고, 얇게 썬 버섯은 약 1분 정도 가볍게 볶았습니다. 두툼하게 잘랐을 때는 약불에서 색을 보며 충분히 구웠지만, 이번에는 같은 새송이버섯이라도 손질 상태가 달랐기 때문에 조리 방식도 달랐습니다. 이번에는 버섯을 노릇하게 굽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얇게 채 썬 버섯을 먼저 가볍게 익힌 뒤 바로 소스로 이어갔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저는 새송이버섯은 몇 분 익혀야 한다는 하나의 시간으로 기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잘랐는지에 따라 제가 실제로 사용했던 조리 기준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두툼하게 구울 때와 면처럼 얇게 썰었을 때를 같은 방식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번 파스타에서는 얇게 채 썬 버섯을 약불에서 약 1분 정도 가볍게 볶고 소스를 만드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것이 제가 다시 가져갈 기준입니다.
계량하지 않고 팬 바닥을 보고 부은 우유
버섯이 어느 정도 익으면 우유를 부었습니다. 그런데 우유는 몇 숟가락, 몇 ml라고 정확하게 계량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했던 기준은 팬 바닥에 자박하게 깔릴 정도였습니다. 버섯이 잠길 정도로 많이 붓는 것이 아니라 팬 바닥을 덮는다는 느낌으로 넣었습니다.
이 부분은 이번 레시피에서 제가 다시 만들 때 꽤 유용한 판단 기준입니다. 새송이버섯의 크기나 채 썬 뒤의 양이 매번 완전히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우유를 고정된 숫자로 기억하기보다 현재 팬에 들어 있는 버섯 양을 보고 바닥에 자박하게 깔릴 정도로 조절했던 것을 기억하는 편이 실제 조리에 더 맞습니다. 우유를 넣은 뒤에는 불을 강불로 올렸습니다. 앞에서는 버섯을 약불에서 가볍게 볶았지만, 우유가 들어간 다음에는 같은 불을 계속 유지하지 않았습니다.
우유가 빠르게 끓어오르고 표면에 거품이 보글보글 생기면 슬라이스 체더치즈 2장을 넣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요리에서 불 조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버섯은 약불에서 가볍게 볶고, 우유를 넣은 뒤에는 강불로 올려 끓이는 것.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저는 이 전환점을 우유를 넣는 순간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치즈가 녹은 뒤 들깨가루 1숟가락
우유가 끓기 시작하면 슬라이스 체더치즈 2장을 넣어 녹였습니다. 치즈가 녹은 뒤에는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추고, 들깻가루 1숟가락과 후추를 넣었습니다. 이번 요리에서 들깨가루는 다 먹고 나서도 따로 떠올릴 만큼 기억에 남은 재료였습니다. 실제로 먹었을 때 고소한 들깻가루와 새송이버섯의 조합이 잘 어울렸고, 마지막까지 고소하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이 요리를 만든다면 치즈만 넣은 크림소스로 끝내기보다 들깨가루 1숟가락까지 넣었던 조합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습니다. 반대로 들깻가루 넣지 않은 버전과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들깨가루가 없으면 맛이 떨어진다고 단정하기보다, 제가 실제로 맛있게 먹었던 버전에는 들깨가루 1숟가락이 들어 있었다는 정도가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스가 꾸덕꾸덕해지면 불을 껐습니다. 이때도 몇 분을 더 끓인다는 시간보다 소스의 농도가 조리를 끝내는 기준이었습니다. 우유는 처음에 팬 바닥에 자박하게 넣고, 마지막에는 꾸덕한 상태가 됐을 때 끝냈습니다.
면처럼 보였지만 남아 있던 버섯 식감
완성된 접시를 보면 처음에는 새송이버섯이 어디 있는지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길고 얇게 채 썬 버섯에 우유와 치즈 소스가 묻으면서 제가 보기에도 파스타 같은 모습이 됐습니다. 그런데 먹어보면 일반적인 파스타 면을 먹는 느낌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새송이버섯은 야들야들하게 익어 있었지만 씹으면 오독오독한 느낌이 있었고, 먹을수록 버섯의 존재감이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는 오히려 이 차이가 이 요리의 특징이었습니다.
버섯을 파스타 면처럼 만들었다고 해서 실제 파스타 면의 식감까지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닙니다. 모양은 면처럼 만들었지만 먹을 때는 새송이버섯이라는 재료의 식감이 분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든다면 저는 이 요리를 밀가루 파스타 면과 똑같은 대체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새송이버섯을 길고 얇게 손질해 파스타처럼 먹되, 버섯 특유의 오독한 식감까지 함께 즐기는 한 그릇에 더 가깝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숫자로 기억할 재료와 상태로 판단할 재료
이번 새송이버섯 파스타에는 정확한 숫자로 기억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새송이버섯 2개, 체더치즈 2장, 들깨가루 1숟가락처럼 다시 그대로 적용하기 쉬운 양입니다. 반대로 우유처럼 처음부터 숫자로 정하지 않은 재료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모든 재료를 억지로 같은 방식으로 계량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했던 기준은 이렇게 나뉘었습니다.
숫자로 기억한 것
- 새송이버섯 2개, 이 양이 1인분이었습니다
- 슬라이스 체더치즈 2장
- 들깨가루 1숟가락
상태로 판단한 것
- 우유는 버섯 양을 보고 팬 바닥에 자박하게 깔릴 정도
- 조리를 끝내는 시점은 소스가 꾸덕해진 농도
결국 이번 요리에서는 숫자가 필요한 곳과 상태를 봐야 하는 곳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완성 후 제가 가장 기억하고 싶은 것은 밀가루 면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아닙니다. 새송이버섯을 얇고 길게 썰면 접시에서는 파스타처럼 보이지만, 먹으면 오독오독한 버섯의 식감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면처럼 보이게 만들되, 버섯답게 먹는 것. 이번 새송이버섯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먹고 제가 다음에도 가져가고 싶은 기준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