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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을 만들 때 저는 단호박을 먼저 푹 익힌 뒤 손질하는 방법부터 떠올렸습니다. 실제로 제가 참고한 배우 문숙 님의 방법도 단호박을 통째로 삶은 뒤 씨와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만들 때는 순서를 조금 바꿨습니다. 단호박을 삶기 전에 먼저 반으로 자르고 씨를 제거했습니다. 통째로 익힌 뒤 다시 식혀 손질하기보다, 처음부터 손질을 끝내고 당근과 함께 냄비에 넣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또 하나 달랐던 것은 물을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단호박과 당근을 삶고 난 물을 전부 버리지 않았습니다. 믹서기에 식수 400ml를 먼저 넣고 삶은 물은 1~2 국자 정도만 추가한 뒤, 마지막 농도와 간을 보면서 더할 수 있도록 남겨뒀습니다. 직접 만들어보니 이번 호박죽에서 제가 다시 가져가고 싶은 것은 빨리 만들었다는 것보다 손질해야 할 재료는 익히기 전에 먼저 손질하고, 농도를 바꿀 수 있는 물은 한꺼번에 넣지 않는 순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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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꾼 지점 |
바꾼 이유 |
실제 결과 |
|---|---|---|
| 씨를 익히기 전에 제거 | 익힌 뒤 다시 식혀 손질하는 과정을 남기지 않기 위해 | 삶은 뒤 바로 믹서기로 이어짐 |
| 삶은 물을 1~2국자부터 추가 |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묽어지거나 간이 세질 수 있다고 판단 | 농도를 보면서 추가할 물을 남겨둠 |

1. 단호박 1개와 당근 2개로 만든 4인분
제가 사용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 단호박 1개
- 당근 2개
- 물 400ml
- 소금 1/4숟가락
- 올리브유
- 채소를 삶을 물
모든 숟가락 계량은 밥숟가락 기준입니다. 제가 만들었을 때는 이 양으로 약 4인분 정도가 나왔습니다. 단호박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완성된 호박죽도 흔히 보던 노란색이나 주황색이 아니라 초록빛이 섞인 색으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호박죽이라면 노란색을 자연스럽게 떠올렸기 때문에 저도 완성된 색이 꽤 낯설었습니다.
2. 익히기 전에 먼저 제거한 단호박 씨
당근은 깨끗하게 씻은 뒤 큼직하게 잘라 바로 냄비에 넣었습니다. 단호박도 깨끗하게 세척한 뒤 꼭지를 제거하고 반으로 잘랐습니다. 안쪽에 칼집을 낸 다음 숟가락을 이용해 씨를 긁어냈습니다. 씨를 제거한 단호박은 다시 한번 반으로 잘라 당근과 함께 냄비에 넣었습니다.
제가 참고한 문숙 님의 방법에서는 단호박을 통째로 익힌 다음 씨와 껍질을 제거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순서를 바꿨습니다. 통째로 익힌 다음 다시 손질하려면 익히는 과정 뒤에 식히고 씨를 제거하는 과정이 남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익히기 전에 씨 제거를 먼저 끝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냄비에서 단호박을 꺼낸 뒤에는 다시 씨를 제거할 필요 없이 그대로 믹서기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단순히 씨를 언제 빼도 된다는 것보다 이 점이 더 중요했습니다. 다시 만든다면 가열한 뒤 해야 할 일을 남겨두기보다 생재료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손질은 먼저 끝내놓는 것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3. 뚜껑 덮고 강불 5분, 젓가락으로 확인
손질한 단호박과 당근이 잠길 정도로 냄비에 물을 부었습니다. 소금은 1/4숟가락을 넣었습니다. 뚜껑을 덮고 강불에서 5분간 끓였습니다. 5분이 지난 뒤에는 시간만 보고 바로 믹서기에 넣지 않고 젓가락으로 채소를 찔러 익은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이날에는 5분을 끓인 뒤 단호박과 당근이 익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삶은 물은 버리지 않고 냄비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뒤에서 농도를 보면서 얼마를 쓸지 정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4. 식수 400ml 먼저, 삶은 물은 1~2국자
믹서기에는 먼저 식수 400ml를 넣었습니다. 익힌 단호박과 당근을 넣고, 채소를 삶았던 물도 1~2 국자 정도 추가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삶은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았습니다. 국물을 많이 넣으면 제가 원하는 것보다 묽어지거나 간이 세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을 더 넣는 것은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이 넣어 묽어진 죽을 다시 제가 원하는 농도로 돌리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기준은 처음부터 최종 농도를 맞히려고 물을 한꺼번에 붓기보다, 기본 물을 넣고 갈아본 뒤 조절할 물을 따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 역할을 단호박과 당근을 삶았던 물이 했습니다.
5. 껍질째 갈아 달라진 색과 아이의 반응
단호박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믹서기에 넣었습니다. 당근과 함께 곱게 갈자 호박죽이 완성됐습니다. 곱게 간 호박죽은 그릇에 담았습니다. 먹기 전에 올리브유를 한 숟가락 둘렀습니다. 설탕은 따로 넣지 않았습니다. 제가 먹었을 때는 단호박과 당근에서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완성된 색은 제가 익숙하게 보던 노란 호박죽과 확실히 달랐습니다. 단호박 껍질까지 함께 들어갔기 때문에 초록빛이 섞여 있었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초록빛이 섞인 색을 보고 실망했지만, 한입 먹은 뒤에는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아이 그릇에는 호박씨도 올렸습니다. 다만 호박씨 때문에 먹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도 다음에 껍질째 만들 때는 완성 색을 보고 실패했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확인한 것은 껍질째 갈았을 때 완성 색이 평소 보던 호박죽과 달라졌다는 점과, 그 색에 대한 첫 반응과 실제 먹었을 때의 반응이 달랐다는 정도였습니다. 이번 한 번의 경험만으로 껍질을 벗긴 호박죽과 맛이나 식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두 가지를 같은 조건으로 만들어 비교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6. 물을 나중에 더 넣을 수 있게 남겨둔 순서
이번에 만들어보고 나니 저는 이 호박죽을 다시 만들 때 걸린 시간보다 조리 순서를 더 먼저 기억할 것 같습니다. 단호박 씨는 익히기 전에 제거하고, 삶은 물은 버리지 않고 남겨두고, 믹서기에는 한꺼번에 붓지 않는 것.
처음부터 물의 양으로 완성 상태를 확정하려 하기보다 나중에 조절할 수 있는 물을 남겨두는 것. 이번 호박죽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제가 가장 분명하게 가져가게 된 조리 기준입니다.
작성자 소개
시간 버는 부엌은 매일 밥을 차리면서 실제로 해본 조리 순서와 그때 내린 판단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이번 글도 제가 직접 만들어본 과정과 그 과정에서 생긴 다음 조리 기준을 함께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