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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과에서 근무하다 보면 눈에 뭔가 들어갔다며 내원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작업 중에 갑자기 이물이 들어가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바람에 뭔가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대부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태로 오십니다. 이때 거의 모든 분이 하시는 행동이 하나 있습니다. 눈을 비비는 것입니다.

     

    증상을 말씀하시는 중에도 저도 모르게 손이 눈으로 올라갑니다. 그럴 때마다 손을 대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게 됩니다. 이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눈을 비비면 오히려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이 글은 안과 외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의학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눈에 들어간 이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대처가 달라지므로, 증상이 있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기보다 먼저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상황이라면 먼저 조치하세요

    ① 세제나 락스 같은 화학물질이 들어간 경우

    바로 병원을 찾기보다 먼저 씻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즉시 흐르는 깨끗한 미지근한 물로 최소 20분 정도 충분히 씻어낸 뒤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어떤 물질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느라 세척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통증이 줄어들더라도 임의로 세척을 중단하지 마세요. 특히 알칼리성 물질은 눈 조직 깊숙이 침투해 심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이라면 세척을 시작하면서 가능한 경우 렌즈도 제거하세요. 렌즈를 빼느라 세척을 늦추지는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씻기 전에 안약을 먼저 넣거나 눈을 비비지 않으셔야 합니다.

    ② 쇠나 유리 조각이 튀었거나, 눈에 무언가 박힌 것처럼 보이는 경우

    이때는 반대입니다. 씻거나 만지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박힌 것을 빼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눈을 뜨기 어려우실 텐데, 억지로 뜨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③ 다음 경우에도 바로 병원에 연락하세요

    • 시야가 흐려지거나 잘 보이지 않는 경우
    •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아픈 경우

    지금 이런 상태라면 이 글을 계속 읽기보다 먼저 조치하시고 병원에 연락해 주세요.

    화학물질이 눈에 들어가는 일은 집에서 청소를 하시다가, 또는 클렌징 제품을 쓰시다가 생기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왜 비비면 안 될까요?

     

    눈에 뭔가 들어가면 저절로 손이 올라갑니다. 비비면 빠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각막은 얇고 예민한 조직입니다. 비비는 동안 이물이 각막 표면을 긁으면서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기는 상처를 각막 찰과상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물이 작고 부드러워 보여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가 각막에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비빌수록 이물의 위치가 바뀌기도 합니다. 눈꺼풀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눈을 깜빡일 때마다 각막이 계속 긁히게 됩니다. 그리고 손에 있던 세균이 상처가 난 부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물 자체보다 그 뒤에 생기는 감염이 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물이 들어가면 계속 불편하고 눈물도 나기 때문에, 손이 가지 않도록 참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원하셨을 때 눈에 손을 대시는 모습이 보이면 그때부터라도 만지지 않으시도록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대처법은 뭘까요?

     

    먼저 손을 깨끗이 씻으시고, 눈을 만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눈을 깜빡여 보세요.
    작은 이물은 눈물과 함께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억지로 빼려 하기보다 눈물이 나오도록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로 씻어내세요.
    눈을 뜬 상태에서 물을 부드럽게 흘려보내는 방식입니다. 세게 뿌리거나 압력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이라면 먼저 빼셔야 합니다.
    그리고 눈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다시 착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것은 하지 마세요

    • 면봉이나 핀셋, 손가락으로 이물을 직접 빼내려 하기
    • 박힌 것처럼 보이는 이물을 건드리기
    • 예전에 처방받아 두었던 안약을 넣기

    마지막 항목을 특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에 받아 둔 항생제나 소염 안약을 먼저 넣고 오셨다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이전에 처방받은 안약이 현재 상태에도 맞는 약인지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씻어내도 빠지지 않는다면 더 시도하지 마시고 병원에서 확인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어떤 이물질 때문에 병원에 오시나요?

     

    가장 많은 것은 작업 중에 이물이 튀어 들어온 경우입니다. 작업 환경에 따라 눈에 들어올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합니다. 겨울철에는 바람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강한 바람이 부는 날 낙엽이나 나뭇가지의 작은 조각이 눈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콘택트렌즈 때문에 오시기도 합니다. 특히 렌즈를 낀 채로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빼려는데 잘 빠지지 않아 무리하게 제거한 뒤, 눈이 아프고 제대로 뜨기 힘들다며 오시는 경우입니다. 학생분들에게서 종종 보게 됩니다. 매운 음식을 드시다가 국물이 눈에 튀어 따갑고 불편하다며 오시기도 합니다.

    이물이 빠졌는데도 계속 불편한 이유

     

    이물은 빠졌는데 여전히 뭔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이물이 지나가면서 각막에 상처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이물은 이미 없어졌지만 상처 난 자리가 이물감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물이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눈꺼풀 안쪽에 붙어 있거나 각막에 박혀 있으면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물감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처가 나아가는 중인지, 아직 이물이 남아 있는지, 감염이 시작된 것인지는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이물을 제거한 뒤에도 불편함이 남아 있으면 안약을 며칠 사용하시면서 상태를 다시 확인하러 오시도록 안내드립니다. 각막에 상처가 확인된 경우에는 진료 후 보호렌즈를 착용하고, 며칠 뒤 상태를 다시 확인하면서 제거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안내받으신 주의사항을 잘 지키시고 정해진 날짜에 다시 내원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 가야 합니다

    • 씻어냈는데도 이물이 빠지지 않는 경우
    • 이물이 보이지 않는데 이물감이 계속되는 경우
    • 이물을 제거하거나 씻어낸 뒤에도 통증, 충혈, 이물감이 계속되는 경우
    • 시야가 흐리거나 눈부심이 생긴 경우
    • 눈곱이나 분비물이 늘어나는 경우

    이물을 빼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각막에 상처가 남았다면 회복될 때까지 관리가 필요하고,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를 받고 집에 가신 뒤에 시야가 흐리거나 통증이 계속된다며 연락을 주시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안내받으신 날짜를 기다리기보다 더 일찍 오셔서 눈 상태를 다시 확인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마무리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일은 어디서든 생길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일하는 중에도, 길을 걷다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대처가 다릅니다. 들어가서는 안 되는 물질이 튀었다면 무엇보다 빨리 씻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무조건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눈을 비비거나 억지로 빼려고 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먼저 대처하시고, 통증이나 이물감이 계속되거나 시야에 변화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에서 환자 상담과 접수, 검사 안내와 진료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MSD 매뉴얼 일반인용 「각막 찰과상 및 각막 이물질」 · 세브란스병원 건강정보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응급처치」 · Mayo Clinic 「Foreign object in the eye: First aid」

    ※ 눈에 들어간 이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대처가 달라집니다. 이 글의 내용으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