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연말 모임이 이어지다 보니 장을 제대로 보지 못한 날이 있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봐도 반찬으로 꺼낼 만한 것이 거의 없어서 있는 재료로 한 끼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때 만들어본 것이 계란덮밥입니다. 이연복 셰프의 계란덮밥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봤는데, 계란에 크래미와 팽이버섯을 섞고 전분을 푼 소스를 끓여 밥에 올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마침 집에 필요한 재료가 있어 세 식구가 함께 먹어봤습니다. 처음에는 계란덮밥이라고 해서 계란을 볶아 밥에 올리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제가 평소 만들던 계란 요리와는 조리 순서부터 달랐습니다. 특히 전분을 따로 마지막에 넣지 않고 소스에 미리 풀어 끓이는 과정과 계란을 넣은 뒤 마구 휘젓지 않는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한 양념 비율과 계란을 몽글하게 익힌 순서, 먹어본 뒤 다음에도 챙기고 싶은 포인트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계란덮밥 2인분 재료와 소스 비율
제가 사용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 계란 3개
- 크래미 4개
- 팽이버섯 1봉
- 대파 조금
- 밥
- 물 400ml
소스
- 굴소스 3숟가락
- 양조간장 1숟가락
- 설탕 0.5숟가락
- 전분가루 2숟가락
모든 계량은 밥숟가락 기준이며, 제가 만들었던 양은 2인분 기준입니다. 원래 레시피에는 양조간장을 사용했지만, 집에 없다면 진간장으로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간장의 종류에 따라 염도와 맛이 다를 수 있으므로 완성된 맛이 똑같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요리는 재료 구성이 단순한 편이었습니다. 계란에 크래미와 팽이버섯을 더하고, 밥에 비벼 먹을 소스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냉장고에 반찬이 없었던 이날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크래미와 팽이버섯을 계란 3개에 섞기
먼저 팽이버섯을 먹기 좋게 찢은 뒤 길이가 너무 길지 않도록 크게 두 부분으로 잘랐습니다. 크래미 4개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었습니다. 볼에 계란 3개를 깨서 넣고 준비한 팽이버섯과 크래미를 함께 넣어 골고루 섞었습니다. 처음 만들 때는 계란, 크래미, 팽이버섯 정도의 조합이 얼마나 맛을 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완성해서 먹어보니 각각의 역할이 꽤 분명했습니다.
계란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크래미가 중간중간 씹혔으며, 팽이버섯은 오독오독한 식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저는 계란만으로 만드는 덮밥보다 이렇게 씹히는 재료가 함께 들어가는 구성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재료를 많이 추가하지 않아도 계란 안에서 식감이 달라진다는 점이 이 덮밥의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물 400ml에 전분가루까지 미리 풀어 소스 만들기
볶음팬에 불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물 400ml를 넣었습니다. 여기에 설탕 0.5숟가락, 양조간장 1숟가락, 굴소스 3숟가락을 넣어 골고루 섞었습니다. 이때 저는 불을 켜기 전에 간을 미리 확인했습니다. 이후에는 따로 간을 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짭짤하다 싶은 정도로 맞췄습니다. 끓이기 전 상태에서 맛을 볼 예정이라 식수를 사용했고, 간이 부족하다면 굴소스로 조절했습니다. 그리고 불을 켜기 전에 전분가루 2숟가락까지 넣어 덩어리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풀었습니다.
제가 만들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전분이었습니다. 전분가루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끓이기 시작하면 덩어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곱게 풀어두었습니다. 이후 강불로 올리고 소스가 끓어오를 때까지 계속 저었습니다. 전분이 들어간 상태라 그대로 두기보다는 바닥에 가라앉거나 뭉치지 않도록 저어가며 끓였습니다. 처음에는 묽었던 소스가 가열되면서 점차 밥에 비벼 먹기 좋은 농도로 변했습니다.
이 과정은 제가 평소 덮밥을 만들던 방식과 달라서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별도로 전분물을 만들어 마지막에 조금씩 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소스에 전분가루를 풀어 함께 끓였기 때문입니다.
소스가 끓으면 계란을 넣고 휘젓지 않고 밀어 익히기
소스가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였습니다. 그다음 미리 섞어둔 계란과 크래미, 팽이버섯을 팬에 부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계란을 넣자마자 마구 휘젓지 않았습니다. 주걱으로 계란을 쓱쓱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움직이며 익혔습니다. 계란이 조금씩 몽글몽글해지고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살살 저어 전체적으로 고르게 익혔습니다.
직접 만들어보니 이 과정이 완성된 계란의 모양과 식감에 꽤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계속 휘저어 잘게 흩어버리는 것보다 계란이 어느 정도 덩어리를 만들도록 기다렸다가 움직이니 제가 원했던 몽글한 느낌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계란이 익으면 불을 끄고 밥 위에 넉넉하게 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송송 썰어 올렸습니다. 제가 만들었을 때는 전체 조리 과정이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료 손질 속도와 사용하는 화력에 따라 실제 조리 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10분을 정해진 조리시간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남편 따라 후추 뿌려 먹어보니 더 마음에 들었던 맛
처음 완성했을 때는 그대로 밥에 비벼 먹었습니다. 굴소스와 간장으로 간을 한 소스에 부드러운 계란이 어우러지고, 중간중간 크래미와 팽이버섯이 씹혔습니다. 특히 팽이버섯의 식감이 있어서 부드러운 재료만 먹는 느낌이 아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도 한 그릇을 맛있게 비웠습니다. 냉장고에 반찬이 거의 없어서 급하게 만든 메뉴였는데 세 식구가 한 끼로 함께 먹을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먹던 중 남편이 덮밥 위에 후추를 톡톡 뿌려 먹었습니다. 저도 따라 뿌려봤는데 저는 후추를 더한 쪽이 더 맛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양념에 넣은 것이 아니라 완성한 뒤 취향에 따라 뿌렸기 때문에 가족끼리 먹을 때도 각자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든다면 저는 제 그릇에는 후추를 따로 챙길 생각입니다. 이날 계란덮밥을 만들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특별한 반찬을 여러 가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계란, 크래미, 팽이버섯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재료였지만 전분을 넣은 소스와 몽글하게 익힌 계란 덕분에 평소 먹던 계란밥과는 다른 한 그릇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