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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에서 접수를 받다 보면 이런 전화를 받게 됩니다.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여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한쪽이 뿌옇게 보여요."
"한쪽에 커튼이 가려진 것 같아요."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에는 다른 안과에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곳에 전화를 돌리다 연락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말로 표현하셔도 실제 상황은 다양합니다. 시야 일부가 가려진 경우도 있고, 전체가 흐린 경우도 있으며,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 중에는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일 때 급한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런 응급 상황이라면 먼저 병원으로 가세요
- 한쪽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는 경우
- 시야에 커튼이나 그림자가 내려온 것처럼 가려진 경우
- 눈이 터질 듯 아프면서 두통, 구역, 구토가 함께 있는 경우
- 검은 점이나 번쩍임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경우
지금 이런 상태라면 이 글을 계속 읽기보다 먼저 가까운 안과나 응급실에 연락해 주세요.
"안 보인다"는 말 안에는 여러 상황이 있습니다
접수하면서 확인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
표현 |
실제로 확인하는 것 |
|---|---|
| "안 보여요" | 전혀 안 보이는지, 흐린지, 일부만 가려졌는지 |
| "갑자기" | 몇 분 전인지, 몇 시간 전인지, 며칠 전인지 |
| "한쪽" | 정말 한쪽인지, 양쪽인지 확인해 보셨는지 |
| 동반 증상 | 통증, 두통, 구역, 번쩍임이 있는지 |
같은 "안 보인다"라도 이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전화로 들었을 때 서둘러야 할 것 같은 상황이면 접수 단계에서부터 좀 더 자세히 여쭤봅니다. 언제부터인지, 어느 쪽인지, 어떻게 불편한지를 확인합니다.
그러다 일반적인 증상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되면 지금 바로 오실 수 있는지 여쭙습니다. 대부분은 바로 출발하시거나 이미 오고 계신다고 하시는데, 가끔 "오늘은 시간이 안 돼서 이번 주 안에 가겠다", "직장 때문에 바로 못 간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제가 더 안타까워서,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고 바로 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니 빨리 오시라고 설득하게 됩니다.
통증이 없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가장 오해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시력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 중에는 통증 없이 조용히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프지 않다고 해서 급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한참 참으시다가 늦게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눈이 터질 듯 아프면서 두통이나 구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응급 상황일 수 있습니다. 즉 통증의 유무만으로는 급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갑자기 안 보일 때 어떤 원인을 확인하나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안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 망막이 떨어지거나 찢어진 경우
- 망막으로 가는 혈관이 막힌 경우
- 안압이 갑자기 오른 경우
- 눈 속에 출혈이 생긴 경우
- 시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이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망막 관련 문제는 지난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런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같은 위험 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안과 검사와 함께 전신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다른 진료과와 협진하게 됩니다.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인다면, 안과와 응급실 중 어디로 가야 할까요?
많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갈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즉시 응급실이나 119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
- 얼굴 한쪽이 마비되거나 팔다리 힘이 빠지는 경우
-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 심한 두통이 함께 있는 경우
이런 증상이 함께 있다면 안과를 찾기보다 응급실로 가시거나 119에 연락하셔야 합니다. 눈 외의 증상이 함께 있다면 응급실을 먼저 가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안과 진료가 필요한 경우
-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가려진 경우
- 검은 점이나 번쩍임이 크게 늘어난 경우
- 눈이 심하게 아프면서 두통이나 구역이 있는 경우
가끔 평일 진료시간 중인데도 응급실부터 가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안과 외래 진료가 가능한 시간이라 외래로 안내받고 다시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과와 응급실 중 한 곳을 정하기보다는, 동반 증상을 확인하고 바로 진료 가능한 곳에 먼저 연락해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 판단이 어려우시면 가까운 안과나 응급실에 먼저 전화해서 상황을 말씀하시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병원에 연락할 때 알려주시면 좋은 것
전화로 문의하실 때 이런 내용을 함께 말씀해 주시면 안내가 빨라집니다.
- 언제부터 그런지
- 한쪽인지 양쪽인지
- 전혀 안 보이는지, 흐린지, 일부만 가려졌는지
- 통증이나 두통, 구역이 있는지
-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지병이 있는지
한 가지 더 확인하시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는 검사와 처치가 가능한 곳인지에 따라 진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급한 상황이라면 전화할 때 바로 처치나 수술이 가능한지도 함께 여쭤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과에 갔는데 바로 처치가 어려워 다시 여러 곳에 전화하고 이동하느라 시간이 더 지체되는 안타까운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갈 때 대처법, 이것만 기억하세요
직접 운전하지 마세요.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거리감이 달라져 위험합니다. 가능하면 동행하실 분과 함께 오시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로 내원하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산동검사 등 여러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산동검사를 하면 몇 시간 동안 가까운 것이 잘 안 보이고 눈부심이 생길 수 있어 돌아갈 때도 운전이 어렵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나 이전 검사 결과가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챙기느라 출발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세요.
마무리
안과에서 일하면서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협조가 되고 처치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면 저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됩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증상이 생기고도 한참 참다가 오신 경우였습니다. 결국 보호자분의 설득으로 병원에 오셨고 처치를 받으셨지만, 시기가 많이 지난 뒤라 결과가 아쉬웠습니다. 눈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미루지 마시고 먼저 확인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평생 써야 하는 눈이기 때문입니다.
작성자 소개
안과 외래에서 환자 상담과 접수, 검사 안내와 진료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로 내원하시는 분들을 안내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을 국내외 의학 자료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참고자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는 원인에 따라 대처가 달라지며, 일부는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이 글의 내용으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