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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황반변성 초기증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안과에서 근무하다 보면 황반변성으로 주사치료를 결정하신 환자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초기 황반변성처럼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주사치료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시야가 흐려지거나 글자가 휘어져 보이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으시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의학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니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주사치료에 대해 어느 정도는 검색을 해보고 오십니다. 그런데 정보를 많이 알고 오실수록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눈에도 주사를 맞나요?"
"눈에 주사는 어디에 맞는 거예요?"
"평생 계속 맞아야 한다던데 정말인가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주사를 맞는다'는 말만 들어도 놀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게다가 인터넷에는 '평생 주사'라는 표현이 자주 보이다 보니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부터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황반변성 주사치료는 왜 필요한지, 몇 번 정도 맞게 되는지, 주사 간격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효과는 언제 나타나는지 제가 안과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설명드리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황반변성 주사치료는 왜 필요할까요?
황반변성이라고 해서 모두 주사치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건성 황반변성은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면서 출혈이나 부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주사는 눈 속으로 항-VEGF 약물을 주입해 비정상적인 혈관의 성장을 억제하고 출혈과 부종을 줄이는 치료입니다.
처음 주사치료를 권유받으면 대부분 걱정부터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동의서를 설명드릴 때 조금이라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환자분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자주 드리는 비유가 하나 있습니다.
"겨울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시죠? 독감주사는 팔에 맞지만, 황반변성은 눈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눈 흰자 쪽으로 약을 넣는 것뿐입니다. 결국 필요한 부위에 약을 전달하는 치료라는 점은 같습니다."
이렇게 설명드리면 긴장했던 표정이 조금씩 풀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사 자체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치료를 받고 나오시면 "무섭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첫 번째 주사가 가장 긴장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치료를 받으면서는 치료 과정에 익숙해져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황반변성 주사는 평생 맞아야 할까요?
아마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조건 평생 맞는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몇 번만 맞으면 끝난다'고 말씀드리기도 어렵습니다. 황반변성은 사람마다 진행 속도와 치료 반응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사제는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검사 결과를 보면서 주사 간격을 늘리거나 줄여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평생 주사를 맞는 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눈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면서 필요한 시기에 치료를 이어가는 질환'이라고 설명드립니다. 처음부터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치료를 시작하신 분들은 다음 치료를 받게 되었을 때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첫 상담에서 충분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도와드리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반변성 주사 간격과 횟수는 어떻게 될까요?
동의서를 설명드릴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몇 번 정도 맞으면 끝나나요?" 하지만 주사 횟수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사용하는 약제와 눈 상태, 치료 반응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주사치료를 진행한 뒤 OCT(망막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출혈이나 부종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합니다. 상태가 안정되면 주사 간격을 조금씩 늘리고, 다시 변화가 보이면 간격을 줄여 치료를 이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주사 자체보다 정기검진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예약된 날짜에 꾸준히 검사를 받다 보면 눈 상태에 맞춰 치료 시기를 조절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하게 주사를 자주 맞는 상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치료에 대한 반응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같은 황반변성이라도 사람마다 치료 반응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보면서 치료 계획을 조정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번을 맞느냐보다 내 눈 상태에 맞춰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황반변성 주사 효과는 언제 나타날까요?
주사를 맞으면 바로 잘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 역시 개인차가 있습니다. 출혈이나 부종이 줄어들면서 시력이 점차 안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손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시력을 크게 회복하기보다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황반변성은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치료 효과는 주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상담하면서 느낀 것은 특히 흡연과 음주를 계속하시면서 "주사는 맞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주사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관리입니다. 흡연은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혈압과 혈당 관리 역시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사를 맞는 것만큼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꼭 말씀드립니다.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순간
안과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계셨습니다. 주사치료가 꼭 필요한 상태였지만 당뇨 조절도 잘 되지 않았고, 흡연도 계속하고 계셨습니다. 주사치료의 필요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여러 번 설명드렸지만 "알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신 뒤 결국 병원에 다시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치료는 병원에서 해드릴 수 있지만, 결국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환자분의 의지와 선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황반변성은 중기 이후 주사치료를 시작했다고 해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스스로 괜찮다고 판단하기보다 의료진과 함께 눈 상태를 확인하면서 치료 계획을 이어가는 것이 시력을 오래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황반변성 주사치료를 '평생 주사를 맞는 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내 시력을 오래 지키기 위한 관리 과정이라고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을 때 내 눈을 지키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치료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과학회(KOS)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AAO) / National Eye Institute(NEI) / 한국망막학회 / 현직 안과 근무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