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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으로 진단을 받으면 치료 방법만큼이나 환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황반변성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요?”
“루테인은 꼭 먹어야 하나요?”
“지아잔틴까지 함께 들어 있는 영양제가 더 좋은 건가요?”
안과에서 근무하다 보니 병원에서도 여러 종류의 눈 영양제를 안내하게 되고, 평소 따로 챙겨 드시는 제품이 없는 분들에게는 영양제를 함께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눈에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에 대한 정보가 정말 많지만, 의외로 환자분들이 먼저 물어보시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료를 보면서 의료진이나 직원들이 “영양제도 같이 챙겨 드시는 게 좋아요.”라고 한 번 더 설명드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황반변성에 좋다는 음식을 많이 먹거나 루테인을 챙겨 먹는다고 해서 이미 생긴 황반변성이 없어지거나 치료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내 눈의 상태에 맞게 치료와 정기검진을 이어가면서 음식과 영양제,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황반변성에 좋은 음식부터 루테인·지아잔틴의 역할, 영양제를 고를 때 알아둘 점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생활관리까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황반변성에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요?
황반변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특별한 음식만 따로 챙겨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는 채소와 과일, 생선, 견과류 등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합니다. 특히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처럼 짙은 녹색 잎채소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들어 있습니다. 달걀노른자나 옥수수 등에도 이러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그렇지만 매일 녹색 잎채소나 눈에 좋다는 음식만 골라 꾸준히 챙겨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집에서 음식을 직접 싸가지고 다니지 않는 이상 매 끼니를 골고루 챙겨 먹기는 더 어렵습니다. 환자분들께서도 가끔 “당근을 많이 먹으면 좋아질까요?” “블루베리가 눈에 그렇게 좋다던데 매일 먹으면 되나요?”라고 물어보시는데 한 가지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는 것보다는 녹황색 채소와 과일, 생선, 견과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만 음식만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매일 일정하게 챙기는 것이 어렵다면, 현재 눈 상태에 맞는 영양제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매일 식단을 신경 써야 하지만 영양제는 정해진 양을 챙겨 먹으면 되니 꾸준히 관리하기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루테인·지아잔틴은 정말 도움이 될까요?
황반변성을 검색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루테인과 지아잔틴입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황반에 존재하는 색소 성분으로, 황반 건강과 관련해 많이 연구된 영양소인데요. 미국 국립안연 구소(NEI)의 AREDS2 연구에서는 특정 단계의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에게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이 포함된 특정 영양제 조합이 질환의 진행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꼭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루테인이나 지아잔틴은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약이 아닙니다.
또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이 루테인을 먹는다고 해서 황반변성을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NEI에서도 AREDS2 보충제는 특히 중기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있거나 특정 고위험군에서 후기 단계로 진행할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황반변성의 단계와 눈 상태에 따라 영양제의 필요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보더라도 루테인만 들어 있는 제품도 있고,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함께 포함한 제품도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단순히 유명하거나 비싼 제품을 먼저 선택하기보다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고 현재 내 눈 상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건 사실 ‘꾸준히 먹는 것’인 것 같습니다. 저도 영양제를 챙겨 먹지만 매일 빠뜨리지 않고 먹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결국 한 번에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부담 없이 계속 챙겨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인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영양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요?
눈에 좋다고 알려진 성분이라고 해서 여러 종류를 많이 먹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황반변성 영양제를 고를 때는 제품 이름보다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판매하는 눈 영양제들도 눈에 필요한 성분만 단독으로 들어 있기보다는 여러 비타민과 영양소가 함께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제품을 추천드릴 때 환자분들이 많이 말씀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이미 종합비타민을 먹고 있는데 같이 먹어도 되나요?” 이럴 때는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영양제와 성분이 겹치지는 않는지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 AREDS 배합에는 베타카로틴이 포함됐지만 이후 AREDS2에서는 이를 루테인과 지아잔틴으로 대체한 조합이 연구됐습니다. 특히 흡연자나 과거 흡연자의 경우 베타카로틴 보충제와 폐암 위험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여러 영양제를 무조건 추가하기보다는 현재 먹고 있는 제품의 성분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황반변성 생활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식과 영양제만큼 중요한 것이 평소 생활습관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금연입니다. 흡연은 황반변성과 관련해 대표적으로 알려진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황반변성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분들에게 금연을 권유드리는데 특히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신 분들은 쉽게 끊기 어렵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안과에서 일하고 있지만 남편도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가족 한 사람 담배 끊게 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당장 끊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눈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씩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결국은 금연을 목표로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다면 혈압과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사치료나 영양제 하나만 잘 챙긴다고 황반변성 관리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금연과 만성질환 관리, 식습관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암슬러 격자로 눈의 변화를 확인해 보세요
황반변성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서 평소 시야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암슬러 격자(Amsler Grid)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황반변성이나 망막질환으로 꾸준히 관찰이 필요한 분들에게 손바닥만 한 암슬러 격자를 드리기도 하는데 집에서 잘 보이는 곳, 특히 냉장고 등에 붙여놓고 수시로 확인하시라고 안내드립니다. 사용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평소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한다면 그대로 착용한 상태에서 격자를 눈에서 약 30cm 정도 떨어뜨리고 봅니다. 그다음 한쪽 눈을 가리고 반대쪽 눈으로 가운데 점을 바라본 뒤, 반대쪽 눈도 같은 방법으로 각각 확인하면 됩니다. 이때 가운데 점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상태로 주변의 격자 선이 모두 곧게 보이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그래서 선이 휘어지거나 찌그러져 보이는지, 일부가 끊기거나 비어 보이는지, 가운데가 검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가능하면 비슷한 거리와 조명에서 정기적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어느 날 갑자기 선이 전보다 더 휘어 보이거나 보이지 않던 부분이 생겼을 때 변화를 조금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상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격자에 표시하거나 날짜를 적어두는 것도 변화를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암슬러 격자가 황반변성을 스스로 진단하는 검사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암슬러 격자가 정상으로 보인다고 해서 황반변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황반변성을 진단받았거나 위험이 있는 분들이 평소와 다른 시야 변화를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기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전과 비교해 갑자기 선이 더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가려 보이는 등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면 다음 예약일까지 기다리기보다 안과에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 나면 무언가라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에 눈에 좋은 음식과 영양제부터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생겨서 눈에 좋다는 음식을 챙기고 비싼 영양제도 구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매일 이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을 선택했느냐만큼 얼마나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루테인을 먹고 있다고 해서 검진을 미뤄도 되는 것은 아니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다고 이미 필요한 주사치료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음식이나 영양제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내 황반변성의 단계에 맞는 치료를 받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영양제를 선택하면서 식습관과 금연 같은 생활관리를 함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가끔 한쪽 눈씩 가려보면서 평소와 다르게 글자가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려지지는 않는지도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치료는 병원에서 하지만 매일 내 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단순히 “이 음식을 드세요.” “이 영양제는 꼭 드세요.”라고 정답처럼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음식과 영양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왜 생활관리가 필요한지를 알고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황반변성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무언가를 한 번 하는 것보다 내 눈의 변화를 꾸준히 살피고, 적절한 시기에 검진과 필요한 치료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과학회(KOS) / National Eye Institute(NEI), AREDS·AREDS2 연구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AAO)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현직 안과 근무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