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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과에서 기본검사를 받을 때 거의 빠지지 않고 하는 검사 중 하나가 안압검사입니다. 가끔 안압을 측정한다고 말씀드리면 “안압이 뭐예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쉽게 생각하면 혈압과 비슷합니다. 혈압이 혈관의 압력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안압은 눈 안의 압력을 측정하는 검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검사 후 “안압이 조금 높게 나왔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이 시작됩니다.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인가요?” “제 안압이 22인데 많이 높은 건가요?” 실제로 안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안압이 높다고 모두 녹내장은 아니고, 반대로 정상 범위의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안압 정상수치와 녹내장의 관계, 안압을 낮추는 방법을 실제 환자분들이 자주 궁금해하는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압 정상수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일반적으로 안압은 약 10~21mmHg 정도를 정상 범위로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1까지는 무조건 정상이고, 22부터는 무조건 비정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는 18이었는데 오늘은 21이에요. 계속 올라가는 건가요?”라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안압은 같은 사람이라도 측정 시간이나 검사방법, 각막 상태, 컨디션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혈압도 자세나 긴장 정도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듯이 안압도 비슷합니다. 보통은 눈에 바람이 나오는 기계로 먼저 측정하고, 수치가 높거나 보다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면 다시 측정하거나 의사가 세극등에서 직접 안압을 재기도 합니다. 따라서 10~21mmHg는 일반적인 참고 범위이고, 한 번 나온 숫자만으로 눈 상태를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일까요?

     

    안압이 높다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녹내장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안압이 높다 = 녹내장이다’라고 바로 볼 수는 없습니다. 안압이 높더라도 시신경 손상이나 시야 이상이 없는 고안압증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안압이 정상 범위인데도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안압은 정상이라고 했는데 왜 녹내장 안약을 넣어야 하나요?”라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안과에서 일하기 전에는 녹내장이라면 당연히 안압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압뿐 아니라 시신경의 모양, 망막신경섬유층의 변화, 시야 기능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에 따라 시신경 OCT, 시야검사, 각막두께검사 등을 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안압이 몇인지뿐 아니라 현재 그 안압에서 시신경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안압을 낮추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안압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럼 어떻게 낮춰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안압이 높게 측정됐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압과 시신경 상태, 녹내장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한 뒤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합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안압을 낮추는 안약입니다.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녹내장으로 시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낮은 안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안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태에 따라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저희 병원에서도 아주 높은 안압으로 빠르게 안압을 낮추는 처치가 필요한 환자분들을 보게 되지만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안압이 조금 높게 나왔다고 이런 상황까지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생활습관만으로 대신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녹내장 안약은 넣는다고 갑자기 시력이 좋아지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눈도 잘 보이는데 계속 넣어야 하나요?”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의 목적은 현재의 시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시신경 손상의 진행 위험을 낮추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처방받은 안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환자분들을 보면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

     

    녹내장 초기는 특별한 증상보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안과검사에서 우연히 의심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녹내장 의심이라는 말을 듣고 나면 자신의 안압 수치에 굉장히 민감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기계로 측정한 안압은 못 믿겠다며 “의사 선생님이 직접 재주세요.”라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 마음도 이해가 되는 게 혈압은 집에서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지만 안압은 내가 원할 때 쉽게 재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는 21이냐 22냐라는 숫자 하나에 너무 매달리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한 번 높게 나왔다면 다시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시신경 상태까지 검사하면 됩니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지금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관리하면 됩니다. 저는 안압이 높다는 말을 처음 들은 분들이 “몇부터 녹내장인가요?”라는 숫자의 답만 찾기보다, 현재 내 시신경 상태가 어떤지와 나에게 정기적인 관찰이나 치료가 필요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과에서 환자분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안압 관리의 시작입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과학회(KOS)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AAO) / National Eye Institute(NEI)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본문에는 실제 안과 근무 중 환자분들을 접하며 경험한 내용을 함께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