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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과에서 근무하다 보면 응급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비문증처럼 단순히 눈앞에 검은 점이 보인다는 정도가 아니라, 커튼이 내려온 것처럼 시야가 가려지거나, 눈앞이 번쩍인 뒤 잘 보이지 않는 느낌, 별이 수없이 보이는 것 같다는 등 평소에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증상을 말씀하시며 급하게 내원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은 망막 전문의가 진료하고 있어 이런 응급 환자분들을 자주 접하게 되고, 환자분들을 응대하면서 느낀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며칠씩 참고 지내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산동검사 후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진단명이 바로 망막열공망막박리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같은 질환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치료 방법과 응급성이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오늘은 망막열공과 망막박리의 차이, 그리고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망막열공이란 무엇일까요?

     

    망막열공은 말 그대로 망막에 작은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노화로 인해 유리체가 망막을 잡아당기거나, 고도근시, 외상 등의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 비문증이 갑자기 많아졌거나
    • 번쩍이는 빛(광시증)이 보이거나
    • 검은 점이나 실 같은 것이 갑자기 늘어난 느낌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망막열공은 비교적 간단한 레이저 치료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과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분들께 가장 많이 드리는 설명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레이저 치료는 이미 생긴 구멍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더 이상 찢어지지 않도록 주변을 단단히 붙여주는 치료입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끼시다가도 이렇게 설명드리면 대부분 바로 이해하십니다. 다만 레이저 치료는 진행을 막기 위한 치료이기 때문에 이후에도 증상이 심해진다면 추가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망막박리는 왜 더 위험할까요?

     

    망막박리는 망막에 생긴 열공을 통해 액체가 들어가면서 망막이 실제로 안쪽에서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환자분들께 설명드릴 때는 저는 자주 벽지에 비유합니다. 망막열공은 벽지가 살짝 찢어진 상태라면, 망막박리는 벽지가 이미 벽에서 떨어진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벽지가 떨어졌는데 주변만 붙인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망막박리 역시 레이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수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안과에서는 응급질환으로 생각합니다.

    망막열공과 망막박리, 무엇이 다를까요?

     

    많은 분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입니다.

     

    구분

    망막열공

    망막박리


    상태
    망막이 찢어진 상태 망막이 떨어진 상태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
    응급성 빠른 진료 권장 응급 치료 필요

     

    망막열공을 조기에 발견하면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문증이나 광시증이 갑자기 심해졌을 때 안과에서 산동검사를 권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빨리 안과를 방문하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나 노화라고 생각하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비문증이 갑자기 많아진 경우
    • 눈앞에서 번개처럼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경우
    • 시야 한쪽이 커튼이 내려온 것처럼 가려지는 경우
    •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
    • 갑자기 시력이 떨어진 경우

    특히 커튼이 내려온 것처럼 시야가 가려지는 증상은 망막박리에서 자주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제가 근무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많은 망막박리 환자분들이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억에 남는 40대 직장인 한 분도 처음에는 별이 많이 보이는 정도라 참고 지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야가 커튼이 내려오는 것처럼 가려졌고, 결국 3주 정도 지난 뒤 병원을 찾으셨습니다.

    그날 바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도 회사 일 때문에 수술을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며, 눈보다 일이 먼저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바로 수술을 결정하셨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 환자분입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망막열공은 대부분 레이저 치료를 통해 찢어진 부위를 둘러싸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합니다. 반면 망막박리는 망막이 이미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레이저 치료를 무서워하시지만, 오히려 망막열공 단계에서 치료를 받으면 더 큰 수술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레이저 치료는 대부분 당일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망막박리 수술은 눈 안에 가스를 넣는 경우가 많아 일정 기간 엎드린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세안이나 운동도 제한되는 등 회복 과정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같은 망막질환이라도 치료 과정과 회복 과정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망막열공이 있으면 모두 수술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조기에 발견된 망막열공은 레이저 치료만으로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망막열공이 있으면 실명할 수도 있나요?

    망막열공 자체보다 치료를 받지 않아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경우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3. 비문증이 있으면 모두 망막열공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비문증은 노화로 인한 변화인 경우가 많지만, 갑자기 증상이 심해지거나 광시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안과에서 근무하다 보면 비문증으로 내원했다가 우연히 망막열공이 발견되어 레이저 치료를 받고 안심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반대로 라섹 수술을 위해 검사하러 오셨다가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검사에서 망막열공이 발견되어 먼저 레이저 치료를 받고 수술 일정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눈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망막박리는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입니다. 조금만 더 일찍 오셨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망막열공과 망막박리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치료 방법과 예후는 전혀 다릅니다. 특히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눈앞이 번쩍이고, 커튼이 내려온 것처럼 시야가 가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가능한 한 빨리 안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안과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망막질환은 참는다고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증상이 생겼는데도 "괜찮아지겠지." 하며 며칠, 몇 주를 보내는 사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분들도 실제로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만큼은 아프지 않더라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하기 위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 번의 검사로 안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진료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과학회(KOS)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AAO) / National Eye Institute(NEI) / 한국실명예방재단 / 현직 안과 근무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