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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내장으로 처음 안약을 처방받은 분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안약은 평생 넣어야 하나요?” 처음에는 안압이 높거나 녹내장이 의심된다는 이야기에 걱정하며 안약을 잘 사용하지만, 몇 달이 지나고 별다른 불편함도 없으면 조금씩 안약 넣는 것을 잊거나 중간에 스스로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안약을 넣고 눈이 충혈되거나 따갑고 눈 주변이 달라진 것 같다며 “이 안약 계속 넣어도 괜찮은 건가요?”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매일 먹는 약도 몇 년씩 꾸준히 복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특별히 아프지도 않은 눈에 매일 안약을 넣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실제 환자분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녹내장 안약은 평생 넣어야 하는지,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지, 안약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녹내장 안약은 평생 넣어야 할까요?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다 보면 가장 궁금한 것이 바로 언제까지 넣어야 하는지입니다. 특히 몇 달 동안 안약을 사용한 뒤 안압이 정상 범위로 잘 유지되면 “이제 좋아졌으니까 안약을 끊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당장 일상생활에 불편한 증상도 없는데 몇 년, 몇십 년 동안 매일 같은 약을 빠뜨리지 않고 사용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안압이 잘 유지되는 것이 녹내장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사용하고 있는 안약으로 안압이 조절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녹내장 치료는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보다 안압을 적절하게 조절해 추가적인 시신경 손상을 늦추고 현재의 시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녹내장 안약을 시작한 모든 사람이 무조건 같은 안약을 평생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안압과 시신경 상태, 치료 반응에 따라 안약의 종류나 개수가 달라질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다른 치료방법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안압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중단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 안약 부작용, 충혈·따가움·다크서클도 생길까요?

     

    녹내장 안약을 처음 사용하는 분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불편함 중 하나가 충혈이나 따가움입니다. 안약을 넣은 뒤 눈이 따갑거나 화끈거리고 충혈이 생길 수 있으며, 사용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도 조금씩 다릅니다. 일부 녹내장 안약은 속눈썹이 길어지거나 눈 주변 피부의 색이 진해 보이는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녹내장 안약 넣고 다크서클이 심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안과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몇 년간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신 환자분들의 속눈썹이 눈에 띄게 길어진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안약 때문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기도 했는데 실제로 특정 계열의 녹내장 안약에서는 속눈썹이나 눈 주변 색소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충혈이나 따가움, 건조감 때문에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특히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는 분들은 이런 불편함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녹내장 약이니까 무조건 참아야지.’ 하고 견디거나, 반대로 ‘나한테 안 맞나 보다.’ 하고 혼자 끊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현재 증상이 안약과 관련된 것인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안약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내장 안약 넣는 시간과 올바른 사용법은?

     

    녹내장 안약을 처방받고 의외로 많이 헷갈리는 것이 넣는 시간과 방법입니다. “하루 한 번이면 아침에 넣어야 하나요, 저녁에 넣어야 하나요?” “어제 깜빡했는데 오늘 더 넣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녹내장 안약은 종류에 따라 하루에 사용하는 횟수와 권장 시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처방받은 용법에 맞춰 일정한 시간대에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 가지 안약만 사용할 때는 비교적 괜찮은데 두세 종류를 함께 사용하기 시작하면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환자분들 중에는 “방금 넣었나, 안 넣었나?” 헷갈려 다시 몇 방울씩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한 달 정도 사용해야 할 안약을 보름 만에 다 사용하고 다시 처방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안약은 한 번에 한 방울이면 충분합니다. ‘안 들어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여러 방울을 넣는다고 효과가 그만큼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약을 넣은 뒤에는 눈을 계속 깜빡이기보다 가볍게 감고 눈 안쪽, 코와 가까운 부분을 잠시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안약을 넣고 “목으로 쓴 물이 넘어와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눈과 코는 눈물길로 연결돼 있어 안약이 코와 목 쪽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 점안 후 눈을 감고 눈 안쪽을 가볍게 눌러주면 약물이 눈물길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안약을 함께 사용한다면 바로 연달아 넣기보다 각 안약 사이에 간격을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넣은 안약이 다음 안약에 의해 씻겨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눈물도 같이 사용해도 될까요?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는 분들 중에는 눈이 건조하거나 따가워 인공눈물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부분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녹내장 안약과 바로 연달아 넣기보다는 서로 시간 간격을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야 한다면 제품에 보존제가 들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하루에도 여러 번 자주 사용한다면 무방부제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부터 유독 건조감이나 따가움이 심해져 인공눈물을 계속 찾게 된다면 단순히 참고 인공눈물만 반복해서 사용하기보다 진료할 때 이런 불편함도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안약이 여러 개라면 ‘무엇을 몇 시에 넣어야 하는지’ 본인만의 점안 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여러 종류를 사용하는 어르신이라면 안약에 아침·점심·저녁 표시를 해두거나 점안 시간을 적어두는 것도 빠뜨리거나 중복해서 넣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환자분들을 보면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평생 넣어야 한다’는 말 자체가 환자분들에게 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눈이 아픈 것도 아니고, 안약을 넣는다고 갑자기 더 잘 보이는 것도 아닌데 매일 같은 시간에 안약을 넣어야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잘하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이걸 정말 평생 어떻게 넣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지금 왜 이 안약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 환자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거창한 것보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실수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 번에 한 방울만 넣는 것, 정해진 횟수를 지키는 것, 여러 안약은 간격을 두고 사용하는 것. 너무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몇 년 동안 매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기본적인 습관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매일 무언가를 몇 년씩 빠뜨리지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녹내장 안약을 오래 사용해야 하는 환자분들이 중간에 지치거나 귀찮아지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시간이 어쩌면 지금의 시기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이 안약을 평생 넣어야 하나?’라는 걱정보다 오늘 필요한 한 방울을 제대로 넣는 것. 안과에서 녹내장 환자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입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과학회(KOS) /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AAO) / National Eye Institute(NEI)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본문에는 실제 안과 근무 중 환자분들을 접하며 경험한 내용을 함께 담았습니다.